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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귀

Eternal sunshine How happy is the blameless vestal’s lot! The world forgetting, by the world forgot.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Each pray’r accepted, and each wish resign’d 결점 없는 수녀의 삶은 얼마나 행복한가! 세상을 잊고, 세상으로부터 잊히니. 순결한 정신의 영원한 햇빛! 모든 기도를 받아들이고, 모든 바람을 체념하니. 알렉산더 포프,『엘로이즈가 아벨라르에게』, 영화 이터널 선샤인 中 더보기
잠이 외면이라고 생각하니 너의 불면증을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다 잠이 외면이라고 생각하니 너의 불면증을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다. 그런 너의 불안함을 외면하는 사람들이랑 놀지 말았으면 좋겠다. 여기 아무도 안 오고 너만 왔으면 좋겠다. 김승일, 『1월의 책』 더보기
우리는 깊고 부서지기 쉬운 우리를 밟으면 사랑에 빠지리 물결처럼 우리는 깊고 부서지기 쉬운 시간은 언제나 한가운데처럼 김행숙, 인간의 시간 더보기
내 가보지 않은 한쪽 바다는 늘 마음속에서나 파도치고 있습니다 ​ 아직 서해엔 가보지 않앗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거기 계실지 모르겠기에, 그곳 바다인들 여느 바다와 다를까요. 검은 개펄에 작은 게들이 구멍 속을 들락거리고 언제나 바다는 멀리서 진펄에 몸을 뒤척이겠지요. 당신이 계실 자리를 위해 가보지 않은 곳을 남겨두어야 할까봅니다. 내 다 가보면 당신 계실 곳이 남지 않을 것이기에. 내 가보지 않은 한쪽 바다는 늘 마음속에서나 파도치고 있습니다. 이성복, 서해 더보기
꿈에서 마주치는 것들은 왜 하나같이 내 것이 아닐까 밤을 겉돈다 꿈에서 마주치는 것들은 왜 하나같이 내 것이 아닐까 이훤, 반복재생 더보기
평범하게는 죽지 마 바다를 기억해야지 잠이 없으면 죽음이 극적일 텐데 고인밤은 고인 채로 두기 낯선 사람과 사랑하다 말고 시들어버린 꽃을 냉장고에 넣는다 마음이 언 꽃은 몸에 가시를 키운다 내부의 시간을 생각하면 회전문이 돌아간다 서성이며 통과하지 못하는 이름을 기억해내야 꽃이 사라진 공간에 별이 자랄 테지 어제 잡은 아이가 방을 기어 다닌다 목숨을 묶어 낚시하는 인간들 헤엄이 지루한 아이는 허공을 물어버린다 옆방에서 누군가 음모를 꾸미든 말든 아침을 부르는 창을 노크하며 이름을 묻는다 지옥에 핀 꽃의 꽃말은 제1의 정충만이 살아남아 지구와 수정될 것이다 제1은 너여야 하고 모두를 이긴 넌 무엇으로 태어날지 걱정을 한다 나는 아이의 어미 폐가의 슬픈 자리에 알을 슬었다 허락도 없이 태어나 자라는 아이는 뱀의 혀를 가끔 보였다 밤새 아이를 때.. 더보기
오늘, 엄마가 죽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알베르 카뮈, 『이방인』 더보기
눈동자 하나 없는 섬을 걸었다 말 그대로 눈동자 하나 없는 섬을 걸었다 가을이 서러워서 그랬다 바다는 하늘을 가졌고 때때로 내 얼굴을 가지기도 하였지만 나는 그저 빈 섬에 몸담은 유일한 슬픔이었다 글이 책에 묶여 있는 것처럼 숲에 묶여 있는 유일한 슬픔이었다 언제 흘렸는지 모르는 내 얼굴을 바다 표면에서 발견하는 것처럼 혼자 있어야 발견될 수 있는 슬픔이었다 혼자 있어서 발견된 질문도 하나 있었다 섬은 무엇으로부터 시작되었나 답을 허공에 부탁했을 때 아무런 대답이 없었으므로 내 나름대로 생각해야 했다 생각은 가꿔도 칙칙했다 불어오는 바람에 기적은 없었다 기적을 바라지 않으니 참을 것도 없었다 빛을 비춰볼 것도 없었다 이원하, 눈동자 하나 없는 섬을 걸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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