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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슬프다 슬프다 슬프다고 중얼거렸어 하나의 입술로 너무 많은 이름을 낭비했구나 내가 나를 모르면서 너를 부르고 또 너를 부르고 슬프다고 말했다 의미가 퇴색될 때까지 계속해서 슬프다 슬프다 슬프다고 중얼거렸어 나는 우리라는 이름 안에서 망가지고 있다 안타까워 사랑을 불신하는 세상 사람들이 마음의 벽을 향해 돌을 던지고 뒤돌아서는 순간 벽이 와장창 무너지고 안타까워 나는 내가 무너질 때마다 억울하고 분해서 어금니에 금이 가도록 이를 다물었다 입속에서 무언가가 씹힐 때마다 너의 창문도 깨져 있겠구나 너도 많이 안타까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고 너의 마음에 돌 던진 이를 모두 죽여야겠어 안타깝다 이제 나는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생겨서 죽지도 못하지 몇 개의 주먹이 쌓여야 하나의 시체가 완성되는 걸까 너를 바라볼 때마다 나는 한 번도 한 적 없던.. 더보기
난 곧 행복해질 것 같애 난 곧 행복해질 것 같애 새벽 잠자리에서, 반쯤 깨어 뒤척이며 그런 생각을 해 베개를 밀고 요 호청에 얼굴을 묻고 엎드리며 반쯤은 넋이 나가고 반쯤은 가장 분명히 깨어 난 행복해질 것 같애 곧 양애경, 새벽 더보기
너와의 이별은 도무지 이 별의 일이 아닌 것 같다 너와의 이별은 도무지 이 별의 일이 아닌 것 같다. 멸망을 기다리고 있다. 그 다음에 이별하자. 어디쯤 왔는가, 멸망이여. 심보선, 이 별의 일 더보기
울음은 울음답고 사랑은 사랑답고 싶었는데 "세상에는 사람 수만큼의 지옥이 있어." 귀밑머리를 쓸어올리듯이 네가 말했을 때 아름다운 네 앞에 서면 늘 지옥을 걷는 기분이니까 그 어둠 속에서 백기같이 흔들리며 나는 이미 어디론가 투항하고 있었다 네 손금 위에 아무것도 놓아줄 게 없어서 손을 꼭 쥐는 법밖에 몰랐지만 신이 갖고 놀다 버린 고장난 장난감 같은 세상에서 퍼즐처럼 우리는 몸이 맞는다고 믿었었고 언제까지나 우리는 서로에게 불시착하기로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우리가 비는 것은 우리에게 비어 있는 것뿐이었다 삶은 무엇으로 만들어지나? 습관 우리는 살아 있다는 습관 살아 있어서 계속 덧나는 것들 앞에서 삶은 무엇으로 만들어지나? 불행 그것마저 행복에 대한 가난이었다 통곡하던 사람이 잠시 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를 때 그는 우는 것일까 살려는 것일까 울.. 더보기
푸른 바다가 고래를 위하여 푸르다는 걸 푸른 바다에 고래가 없으면 푸른 바다가 아니지 마음속에 푸른 바다의 고래 한 마리 키우지 않으면 청년이 아니지 푸른 바다가 고래를 위하여 푸르다는 걸 아직 모르는 사람은 아직 사랑을 모르지 고래도 가끔 수평선 위로 치솟아 올라 별을 바라본다 나도 가끔 내 마음속의 고래를 위하여 밤하늘 별들을 바라본다 정호승, 고래를 위하여 더보기
지친 채 커져 버린 사랑을 믿어? 기적을 믿어? 빛에 마구 섞여 드는 빛 입자에서 감아도 떠도 마찬가지인 두 눈 속에서 잠보다 조용히 떠다니는 얼음 조각 위에서 지친 채 커져 버린 사랑을 믿어? 숨을 헐떡이며 돌아온 너는 들려줄 말이 있다고 했지. 태양 빛이 조금 지워 버린 너의 귀는 오래전 우리가 심었던 나무 아래서도 꽁꽁 얼어붙어 있었어. 조그맣고 슬픈 고집처럼, 어설픈 가장자리처럼. 알 수 없는 미래처럼. 너는 가방에서 윤기나는 솔방울 여럿을 꺼내 자랑스레 돗자리에 늘어놓았다. 이건 꿈, 이건 바다, 이건 혼란, 이건 절벽, 이건 플라스틱, 이건 검정, 이건 대통령, 이건 무지개, 이건 건총, 이건 테이블, 이건 기쁨, 이건 침묵, 이건 모서리, 이건 시위대, 이건 용기…… 솔방울 한 알이 이토록 가볍고 평평하고 시시한 우주라니 나.. 더보기
조금만 스쳐도 혀가 베이는 달콤 거짓을 말하는 입안에서 색색의 동그라미가 굴러 나왔지. 혀끝의 평행우주. 헤어짐을 휘감는 중력들. 다정 속에 묻어둔 난간처럼 조금만 스쳐도 혀가 베이는 달콤. 늑골 사이마다 물방울이 매달린 날에는 보름의 문을 열고 들어가 차오르는 수심을 바라봤지. 오래 머금은 고백들 볼 안에 주름질 때, 혀 밑으로 감겨드는 푸른 거품들. 달고 짠 바람이 분다고 너는 두 볼을 부풀리며 웃었다. 방금 도착한 행성을 조금씩 핥아 먹으며, 얼마간 최소한의 깊이로만 스며들기로 했지. 상처 난 뿔을 감춘 채 무리로 숨어드는 어린 사슴처럼. 더 이상 무지개 양 끝이나 물의 뿌리 같은 것들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지. 낯설어진 이름을 가볍게 더듬으며 이대로 잠시만 머무르기로. 서투른 허밍으로 풍선을 불며 호흡을 나누었지. 우리의 가장 사.. 더보기
저기 멀리서 바다가 들려 방탄소년단 ( 정국 ) - Euphoria https://youtu.be/0D28qd--kRE 너는 내 삶에 다시 뜬 햇빛 어린 시절 내 꿈들의 재림 모르겠어 이 감정이 뭔지 혹시 여기도 꿈속인 건지 꿈은 사막의 푸른 신기루 내 안 깊은 곳의 a priori 숨이 막힐 듯이 행복해져 주변이 점점 더 투명해져 저기 멀리서 바다가 들려 꿈을 건너서 수풀 너머로 선명해지는 그 곳으로 가 Take my hands now You are the cause of my euphoria Euphoria Take my hands now You are the cause of my euphoria Euphoria Close the door now When I'm with you I'm in utopia 너도 나처럼 지워진 꿈..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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