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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너를 사랑해 이 기막힌 재난과 함께 태어나는 일도 죽는 일도 어떤 먼 곳에서 오는 인간에 대한 복수일지도 모른다* 입술을 벌리네 깨진 유리잔에 내려앉는 파리처럼 너는 얇은 막을 핥았을 뿐인데 양복바지가 젖는구나 내 입술 사이에서 물고기 되어 헤엄치던 너는 막이 오르자 인형처럼 대사를 잊어버린 채 벌벌 떨지 마침내 넌 나의 예리한 혀에 찢기고 내 속삭임에 조종되는가 먼 곳에서 오는 복수를 받듯 넌 내게 반했나 내 얼굴을 입문서처럼 대본처럼 잡고 몰두하는 배우여 오래 쓴 립글로스를 빨아먹는 이 천진스러운 표정 너는 얼마나 깊이 네 속으로 가라앉고 있는가 기다란 키스에 눈꺼풀이 내려오는데 농장 아저씨는 감자 밭에 마늘 밭에 비닐을 씌우네 투명 비닐 반투명 비닐 핑크색 수입 비닐 이 작업을 다 끝내면 일당을 줄게 흙이 싹이 숨도 못 쉴까 봐 나는.. 더보기
난 알 수 있어 네 삶이 슬픈 이야기가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될 순간이 올 거라는 걸 넌 날 도와주었지. 내가 무슨말을 하는지 네가 이해하지 못한다거나 혹은 그걸 알아챌 누군가를 알고 있다거나 해서 그게 더 이상 날 외롭게 하지는 않아. 왜냐하면 난 모든 게 괜찮을 거라고 말해주는 사람들을 알고 있거든. 17살이 되면 16살이란 어떤 건지 다 잊어버리는 사람들도 알고 있고. 언젠가 이 모든 게 이야기가 되겠지. 우리 사진은 옛날 사진으로 남을 거고. 그리고 우린 누군가의 어머니, 아버지가 되어 있을거야.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책에서의 이야기가 아냐.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고 난 여기에 있어. 그리고 난 그녀를 보고 있어. 그녀는 참 아름다워. 난 알 수 있어. 네 삶이 슬픈 이야기가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될 순간이 올 거라는 걸. 넌 살아있어. 넌 일어서서 건물들의 불빛들을 볼 수 있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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