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썸네일형 리스트형 차라리 네가 사라졌으면 좋겠어 내 우울을 낫게 할 생각은 없다 이것이 나를 살려내었으므로 너를 사랑하는 일이 그러했고 사랑하지 않는 일 또한 그랬다 우울이 극에 치닫는 날에는 싫어하던 말들을 잘만 하게 된다 차라리 네가 사라졌으면 좋겠어 낯선 문장에 손가락부터 떨린다 지우고 싶은 말을 종이에 써 버렸다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 지나고 있다 우울의 양단에 네가 서 있다 너를 볼 때면 내 우울마저 내 주고 싶다 향돌, 우울의 양단 더보기 자주 해가 지는 시간이 찾아와서 나는 무서웠다 자주 해가 지는 시간이 찾아와서 나는 무서웠다. 어디쯤에서 저 끝은 시작되었을까. 안녕 잘 지내니, 라는 말을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는 종이는 종이대로 글씨는 글씨대로 이미 어둠에 하나씩 발을 들여놓고서 나는 자주 해가 지는 시간을 기다려 저 어둠의 음질(音質)을 기억하기로 했다. 그러고 나서야 자주 해가 지는 시간이 와도 그래 이제는 괜찮아, 라는 말을 별 뜻 없이 쓸 수 있게 되고 조금씩 밝아 오는 쪽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때쯤에서야 괜찮아 괜찮아 사라지지 않고 반복되는 컴컴한 목소리들 시간은 시간대로 감정은 감정대로 글씨는 글씨대로 괜찮은 거다. 모두가 괜찮은 거다. 여태천, 마지막 목소리 더보기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