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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에 나는
어서 너를 떠올려야지
새벽이 목마르고 영원이 썩었는데
다시 눈 뜰 수 있을까?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의심하고 있는
인간의 가장 비천한 순간에 나는
너를 한 번 더 그리워해야지
예수는 아무것도 맹세하지 말라고 가르쳤지만
사랑은 씻을 수 없는 죄로
서로의 안부를 맹세하는 것
왕도 왕국도 사라진 유적의 돌계단 위에
금방 처형할 것처럼 목을 숙이고 앉아
죽이고 싶은 이름들을
수첩 귀퉁이에 적어 내려가던
그 어느 날의 사악함으로
이를 악물어야지
잊지 않겠다고, 내가 너를 참 좋아했다는 것
이응준, 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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