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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온다고 한 것처럼
냄비를 데우고 칫솔을 샀다
너는 떠나기 전 양치질을 하는 습관이 있고
매운 치약을 다 삼키고 엄살을 부리는 건 내 몫이었지
뱉어놓은 침 모양대로
아스팔트에 얼룩이 졌다
집 밖의 일은 늘 모호했지만
1월의 방아깨비나 내가 버린 고양이처럼
사실은, 죽어버린 것들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
나는 네 앞에서
박하를 띄운 청산가리를 흔든다
이를 닦으면
잠을 자거나 하루를 더 살아야 한다
오래된 잇자국이 선연한 너의 살갗
언니, 뭐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입술이 오므라들어서
네가 나를 못 알아볼 것 같다
익숙한 자음들이 흩어졌다
알파벳의 세계로
너는 외로워 보이는데
나는 이제 시를 안 써
그래도 여기는 네 사랑니가 있는 곳 그러니
서울 오면 연락해
백인경, 서울 오면 연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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