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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글귀 & 대사

죽은 가수의 노래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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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가수의 노래만 듣는다. 노래는 죽은 사람의 것이 제맛이지. 너는 살아 있어서 목소리가 심심해. 모서리에 서서 술을 마셨지. 토할 것처럼. 죽음에 전염될 수 있지 않을까. 죽은 자들은 노래를 잘해. 노래에서 좋은 냄새가 나지. 클럽에 머리를 두고 왔다. 그걸 찾으러 가야 하는데. 죽은 가수의 노래가 넘치는 곳. 정육점에 거꾸로 걸린 토끼 머리. 크레타의 정육점에는 노래가 있지. 너는 살아 있어서 노래를 못해. 살아 있는 자들에게 노래를 시키지 마. 나는 토끼처럼 뛰었지. 죽은 가수의 노래만 듣자. 한 번 듣자. 또 한 번 듣자. 모서리에 서서. 악보를 펼친다. 클럽에 머리를 두고 왔으니 노래는 뚝뚝 흐르지. 저녁이 오고 있어. 붉은 노래처럼 저녁이 온다. 노래는 전시되는 나의 것이 제맛이지. 너는 살아 있으니 악보를 구겨 버려. 생활은 구겨 버려. 죽은 시인의 노트를 꺼낸다. 노래는 없고 죽은 시인만 있다. 이 여자는 어디 갔지. 술을 마신 후에 길을 잃고 기생충이 우글거리는 네 마음 안을 걷다가 왔지. 냄새를 맡았지. 전염된 노래를 듣고 싶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섬에 머리를 두고 왔다. 죽은 시인은 어디 갔지. 노래는 어디 갔지. 나는 침을 흘리며 마이크를 손에 꽉 진다.


이영주, 싱어송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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