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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틈에 끼인
살아 본 적 없는 생을 걷어 내고 싶었다.
모든 게 잘 보이게
다시 없이 선명하게
난 오늘 공중전화통을 붙잡고
모든 걸 다 고백한다.
죽이고 싶었고
사랑했고
하늘을 나는 새를 보라는
성경 구절에도
마음이 흔들린다고.
그리고 오늘은 목요일.
죽이 끓든 밥이 끓든
나는 변하지 못했고
또 목요일.
형상이 없으면 그림이 아니야.
따귀 한 대에 침 한 번씩 뱉고 밤을 새우면
신을 만날 줄 알았지.
그림 같은 건
잊은 지 오래라는 녀석들 몇 명과
그들의 자존심과
그들의 투항과
술을 마신다.
그중에 내가 있다.
오늘은 목요일.
결국 오늘도
꿈이 피를 말린다.
그 꿈이 나한테 이럴 수가.
허연,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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