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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욱

누구든 외롭다는 말은 나중에 배운다 외국어는 지붕과 함께 배운다. 빗방울처럼. 정교하게. 오늘은 내가 누구입니까? 사망한 사람은 무엇으로 부릅니까? 비가 내리면 낯선 입모양으로 지낸다. 당신은 언제 스스로일까요? 부디 당신의 영혼을 말해주십시오. 지붕은 새와 구름과 의문문 그리고 소년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누구든 외롭다는 말은 나중에 배운다. 시신으로서. 사전도 없이. 당신은 마침내 입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매우 반복합니다. 지붕이 빗방울들을 하나하나 깨닫듯이 진심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지금 발음한다. 모국어가 없이 태어난 사람의 타오르는 입술로. 나는 시체의 진심에 몰두할 때가 있다. 이상한 입모양을 하고 있다. 이장욱, 오늘은 당신의 진심입니까? 더보기
오늘 아침은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하다 나는 정지한 세계를 사랑하려고 했다.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 세계를. 나는 자꾸 물과 멀어졌으며 매우 견고한 침묵을 갖게 되었다. 나의 내부에서 나의 끝까지를 다 볼 수 있을 때까지. 저 너머에서 조금씩 투명해지는 것들을. 그것은 꽉 쥔 주먹이라든가 텅 빈 손바닥 같은 것일까? 길고 뾰족한 고드름처럼 지상을 겨누거나 폭설처럼 모든 걸 덮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가위바위보는 아니다. 맹세도 아니다. 내부에 뜻밖의 계절을 만드는 나무 같은 것 오늘 아침은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하다 는 생각 같은 것 알 수 없이 변하는 물의 표면을 닮은. 조금씩 녹아가면서 누군가 아아, 겨울이구나. 희미해. 중얼거렸다. 이장욱, 얼음처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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