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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희

내 불행을 모조리 팔아 찰나의 행복을 사는 일이 사랑이기도 했다 너는 내가 없다고 세상이 엎어지거나 외로워지거나 사무치지 않겠지만, 나는 네가 없는 작은 순간에도 땅과 하늘이 구분되지 않았다. 안경을 벗고 보는 것처럼 모든 세상의 경계가 흐드러졌다. 와중에도 너 하나만 선명해서 깊이 외로웠다. 너를 만나 내 사랑은 자주 울었지만, 더 환하게 웃기도 했다. 사랑이 하는 일 열 가지 중 아홉이 슬프다면, 하나가 기뻤다. 내 불행을 모조리 팔아 찰나의 행복을 사는 일이 사랑이기도 했다. 백가희, 사랑의 일 더보기
너로 시작해 내게 와 흐른 바람은 너를 바라게 했다 너는 나의 바람이었다 개나리 향을 가득 실어서, 나를 채운 초봄 바람이었으며, 민들레 홀씨들을 담아 흐른 여름의 바람이었다 바람, 너로 시작해 내게 와 흐른 바람은 너를 바라게 했다 나는 너를 바람 너는 내게 바람 백가희, 나의 바람 더보기
최대치의 행운이 너였고, 최고치의 불행은 너의 부재였어 그런 거 있지. 정말 별 게 아닌데 별거처럼 버릴 수 없던 것들. 새로 사면 되는데도 이거여야만 한다고 고집하던 거 있잖아. 누군가에겐 징크스일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겐 행운의 부적이라 여겨지는 존재들. 뭐랄까. 하나 남은 담배는 태우면 안 된다고 말하거나 매일 하는 팔찌인데도 하루의 운세를 이끌어줬다고 믿게 되는 거. 상황에 사물을 대입해서 철석같이 믿거나 아니면 그 결정을 한 나를 대신해 신랄하게 욕할 수 있었던 것들. 너는 그런 사람이었어. 내가 우연히 잡은 행운인데도 네가 곁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믿었고, 내 실수로 망쳐버린 일이었지만 네가 내 옆이 아닌 현실 때문이라 생각했어. 너는 내 징크스, 행운의 부적,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이 뭐냐고 물으면 네가 먼저 나올 정도로 내 세계에서 너는 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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