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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모스키노 토이 2 향수 플랙스 🐻 ​ 사고 싶었던 향수가 텐바이텐에서 세일하길래 구매했다 ​ 50mL를 34500원에 살 수 있었다 😁 ​ (👇 향 설명 & 정가 가격 ) 모스키노 토이2 EDP ​ ​ ​ Top Note ​ 매그놀리아/ 그래니스미스 사과/ 만다린 ​ ​ ​ Middle Note ​ 화이트 커런트/ 자스민/ 작약 ​ ​ ​ Base Note ​ 머스크/ 샌달우드/ 앰버우드 ​ ​ ​ "톡톡 튀는 만다린 오렌지향과 그래니스미스 사과향" ​ ​ ​ 30ml 57,000원 ​ 50ml 83,000원 ​ 100ml 105,000원 ​ ​ 배송도 빨랐고 깨질까봐 걱정했는데 상자에 안전하게 담겨서 도착했다! ​ ​ 시향 없이 사서 각정했었는데 다행히도 나랑 잘 맞았다 ​ 너무 향이 강하거나 무거우면 머리가 아파서 싫어하는데 부드러운.. 더보기
지겨워 지겨워 태어난다는 건 무엇일까 겨울이 지겨울 때마다 그 짓을 했다 길고 나른하게 서로의 몸을 껴안으며 둘 중 하나는 죽기를 바라듯 그럴 때마다 살아 있다는 게 징글징글해져 눈이 길게 찢어졌다 사랑이 없는 밤의 짙고 고요한 계절처럼 이 반복된 허기가 기나긴 겨울을 연장시켰을까 네 손바닥에 모르는 주소를 쓰고 겨울의 조난자들처럼 밤을 찾던 저녁이었지 자꾸 잠이 오는 게 괜찮을까 흔들리는 벽지 아래 서로의 손목을 쥐여주면 꽤 멋진 연인이 되었다 우리는 가짜와 진짜처럼 정말 닮았구나 궁색하게 남은 목숨의 자국이나 껴안으며 가까워질수록 사라지는 표정처럼 지겨워 지겨워 태어난다는 건 무엇일까 나는 울고 있었을 뿐인데 박은정, 긴 겨울 더보기
그대와 나 사이엔 '사랑한다'라는 뜻의 단어가 몇 개나 있을까 북극에 가면, '희다'라는 뜻의 단어가 열일곱 개나 있다고 한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온통 흰 것 뿐인 세상 그대와 나 사이엔 '사랑한다'라는 뜻의 단어가 몇 개나 있을까 북극에 가서 살면 좋겠다 날고기를 먹더라도 그대와 나, 둘만 살았으면 좋겠다 '희다'와 '사랑한다'만 있는 그런 꿈의 세상 이정하, 북극으로 더보기
오늘 아침은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하다 나는 정지한 세계를 사랑하려고 했다.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 세계를. 나는 자꾸 물과 멀어졌으며 매우 견고한 침묵을 갖게 되었다. 나의 내부에서 나의 끝까지를 다 볼 수 있을 때까지. 저 너머에서 조금씩 투명해지는 것들을. 그것은 꽉 쥔 주먹이라든가 텅 빈 손바닥 같은 것일까? 길고 뾰족한 고드름처럼 지상을 겨누거나 폭설처럼 모든 걸 덮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가위바위보는 아니다. 맹세도 아니다. 내부에 뜻밖의 계절을 만드는 나무 같은 것 오늘 아침은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하다 는 생각 같은 것 알 수 없이 변하는 물의 표면을 닮은. 조금씩 녹아가면서 누군가 아아, 겨울이구나. 희미해. 중얼거렸다. 이장욱, 얼음처럼 더보기
뜨거움이 모자랄 때마다 나는, 발바닥인 것 같아 네가 올 때마다 육각형 눈이 와. 나는 여름 들판에서 너를 기다려. 하얀 벌들이 밤하늘을 뒤덮고, 나의 심장에도 차가운 눈이 내려. 너는 새벽에서 이곳으로 와. 빈방에서 여름으로 와. 그럴 때 너는 너보다 커 보이거나 작아 보여. 그림자놀이처럼. 침엽수에게 어떤 모양의 잎을 달고 싶으냐고 물으면 흰 왕관처럼 얹힌 눈이 녹아버릴까. 북쪽 여왕의 반대말은 북쪽 왕인가 남쪽 여왕인가 남쪽 허름한 소녀인가 소년인가. 이런 걸 궁금해하면 네가 화를 낼까. 담요를 드릴까요. 물어보면 네가 조금씩 녹을까. 녹으면서 허둥댈까. 너는 하얀 자동차를 타고 한 방향으로 가. 추위를 느끼지 못하는 나라로. 눈보라가 치고 침엽수가 자라는 빈방 속의 반방으로. 나는 옆구리나 심장으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할 때가 많아. .. 더보기
너는 사라질 때까지만 내 옆에 있어준다고 했다 얼음장 밑을 흘러왔다고 했다. 힘들었던 건 내가 아니라 겨울이었다고 했다. 우리가 '첫사랑은……' 어쩌구 하는 70년대식年代式 방화邦畵 속에서 눈덩이를 던지며 사랑을 쫓던 늦은 오후에 어느새 너는 서걱이는 마른 대숲을 지나 내 곁에 왔다고 했다. 어머니는 아직도 무릎이 아프다고. 이젠 정말 걸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녹슬은 편지함 속에서 울었다. 그런 밤마다 나는 어머니가 아닌 너를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지난해 따뜻했던 몇 가지 기억들을. 다시 돌아온 너에게, 말 없는 눈발로 내 옆에 서 있었던 쓸쓸함을 묻지 않으리라. 어느 날 막막한 강변로에서 다시 너를 잃어버리고 창문 틈에 너를 기다린다는 연서戀書를 꽂아놓을 때까지. 네가 옆에 없음을 알고 전율戰慄할 때까지. 낡은 자명종의 태엽을 감으며, 너는 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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