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 글귀 & 대사

불행은 편지였다

728x90



불행은 편지였다
언젠가는 도착하기로 되어있고
언제 올지는 몰랐으므로

양말 속에 어떻게 들어갔을까
나의 바닥을 어떻게

길가에 앉아 구두끈을 푼다
상처의 방향으로 몸이 쏟아진다

모두 집어 던졌었지
그때 깨진 컵은 내 살을 기다리며
서랍 속에서 뿔이 되었던가
젖은 신발 벗고
피 묻은 사금파리를 꺼내는 일
아픔은 꺼낼 수 없는 일

나의 바깥에서 떠도는 조각들을 기다려야 할까


최현우, 컵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