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미 썸네일형 리스트형 끝없이 출렁이는 저 푸른 껍질 한 장을 핀셋으로 집어 올려 거대한 벽에 걸어두면 끝없이 출렁이는 저 푸른 껍질 한 장을 핀셋으로 집어 올려 거대한 벽에 걸어두면 벽에서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지겠지 암청색 물감을 칠한 듯 흰 벽이 얼룩지겠지 아래위로 굵은 청색 선이 그어지겠지 거대한 벽은 푸른색으로 굳어 차츰 시퍼런 균열이 생기고 덩어리는 갈라지겠지 물이 굳어서 생긴 푸른 틈이 벽 속으로 스며들어 벽 속은 깊고 깊은 푸른 세계가 생겨나겠지 그 세계 속으로 우리는 유연하게 침입할 수 있을까 삼베로 겹겹이 옷을 만들어 입고 심연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몸을 차례로 물들였다 이 세상의 모든 덩어리는 출렁이고 접히고 또 출렁이는 질료였다 아무것도 끝이 없다 우리는 각자 죽을 때까지 고독할 수 있다 표면은 덩어리이고 덩어리는 심연이다 조용미, 표면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