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경 썸네일형 리스트형 어쩌면 나는 물질이 아니라 절망 그 자체일지도 몰라 외로운 날에는 빛을 반사하던 천정이 꽃잎을 떨어뜨리며 손을 내밀어 그러면 향기의 입자들이 눈처럼 내리곤 하지 난 숨을 쉴 때마다 선명해지는 깃털의 무늬를 봐 저것 좀 봐 졸린 백조처럼 겨드랑이에 얼굴 비비는 스탠드 조명 그 창백한 광경 속으로 각기 다른 계절로 공기의 입자들이 자라나 그건 음표를 새기기 전 벌거벗은 호수가 되기도 하고 검은 안경테를 쓰고 노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숲이 되기도 해 창밖은 온통 어두운 육성의 스피커를 매달고 있지 그 속에서 백야의 악기들이 촛농처럼 떨어지곤 해 그럴 때마다 난 비문(非文)으로 흔들리곤 해 도대체 누구일까? 외로움의 질량을 느끼자 영하의 잠을 청하는 자는, 외로움에 질식한다는 것은 빛이 묻은 부분만으로도 슬픈 마디의 음표가 될 수 있는 건가 봐 책상 위에는 두..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