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썸네일형 리스트형 무엇을 바라는가 내일이 없는지 오래되었는데 친절한 사람 꼭 나를 속이는 것만 같아 친절한 사람은 피하고만 싶다 진실한 사람 내가 들킬 것만 같아 진실한 사람 앞에선 늘 불안하다 나는 친절하지도 진실하지도 못하다 속에 무엇이 있는지 본심을 모르는 사람은 무섭고 진심으로 오는 사람은 진실의 무게만큼 무겁다 변심을 하는 사람은 위험하고 변심이 너무 없는 사람도 박제……아니다, 아니다, 다 아니다 차라리 빨리 나는 단무지나 베이컨이 되고 싶다 진심은 복잡하고 입체적인데 진심을 감당하기엔 내내 모가지가 꺾이는 아픔이 있다 내장과 자궁을 발라내고 단무지나 베이컨은 온몸이 조용한 진심이라고 한다면 진심은 한낱 고결한 사치다 말하자면 본심의 배신이자 돼지머리처럼 눌러놓은 꽃이다 프로이트의 박물관처럼 본심은 어둡고 원초적이고 진심 뒤에는 꼭 본심이 도사리고 있는..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