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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 방에 음악을 불어넣는
늦봄의 바람이고 싶었다
그런데 수은 얼음 알갱이의 눈보라로
네 방을 질척질척 얼리고 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나도 내가 춥다
영영 끝날 것 같지 않은 황폐함
피로, 암울, 막막, 사납게 추위가
삶을 얼려 비트는 황폐함
그러면서도 질기게도 죽을 것 같지 않은 황폐함
모르는 별로 너 혼자 추방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네 영혼을 뒤쫓는 것이
수은 얼음 알갱이의 눈보라라면?
아, 나는 네 영혼에 음악을 불어넣는
늦봄의 포근한 바람이고 싶었다
사실 나는 죽었는지 모른다
황인숙, 겨울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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