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현 썸네일형 리스트형 내가 좋아하는 건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스투키를 심었던 화분에 바질을 심었다 화분의 입장에서 보면 끝없는 노동 물을 주는 주기와 흙의 마른 정도만 다른 내가 좋아하는 건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좋다고 한 사람들은 가족사진을 사무실 책상 위에 올려놓은 사람과 피자를 처음 먹어 봤다며 피자집에서 우는 사람뿐이었다 아파트 화단에 심은 꽃나무들이 죽으면 3년까지는 새로 심어 준대 친구는 조경하는 애인한테 들었다고 한다 좋은 싫든 죽을 각오로 사는 거 유효기간을 지날 때까지 어떻게든 버텨 내는 거 바질은 허리가 큰 바지를 입은 것처럼 커진 화분에 담겨 죽지 않으려고 안간힘으로 물을 받아 먹는다 나는 수도꼭지에서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을 본다 입을 아ㅡ벌린다 임수현, 조경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