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성동혁

별이 떨어진다면 당신이 있는 공간으로 별이 떨어진다면 당신이 있는 공간으로 네가 아침잠에서 깨어 방문을 열었을 때 천장을 뚫고 쏟아지는 별들 나는 그 별을 함께 주워 담거나 그 별에 상처 난 너의 팔을 잡아 주고 싶었다 지나 보면 역시나 난 할 줄 아는 게 없었는데 너에겐 특히나 그랬다 조용히 밥을 먹는 너보다 더 조용히 밥을 먹으며 너를 고요하고 불편하게 만들었다 나의 고요한 아이야, 가끔은 시끄럽게 너와 선루프를 열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정적이 찾아올 때 벌거벗은 나의 등을 안아 주던 게 생각난다 너는 작고 나는 포근했다 우린 오래오래 안녕이지만 오래오래 사랑한 기분이 든다 네 머리를 쓰다듬고 강에 뛰어들고 싶다 오래오래 허우적거리며 손의 감촉을 버리고 싶다 한 행성이 내게 멀어져 간 것은 재앙이다 네가 두고 간 것들을 나만 보게 되었.. 더보기
이번 삶은 천국 가는 길 겪는 긴 멀미인가요 팬티를 벗고 체중계에 올라가는 새벽입니다 그림자도 체중계 밖에서 기다려야 하는 새벽입니다 커다란 제사장이여 커다란 예언자여 이번 삶은 천국 가는 길 겪는 긴 멀미인가요 나를 체중계 위로 떠민 아비와 체중계 뒤 발을 걸친 천사들 덕분에 이곳은 지그시 가라앉고 있습니다 커다란 제사장이여 커다란 예언자여 나는 이리도 우연히 죄와 평행해도 되는 것입니까 주먹 속 일몰과 망토 안에서 기우는 추와 함께 체중계 위에서 저물면 안 되는 일입니까 커다란 심판자여 커다란 심판자여 가볍게만 마시고 흩어지게 하소서 성동혁, 속죄양 더보기

728x90